얼마 전 옆집 언니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대장 내시경을 정말 싫어하셨던 분인데, 검사하길 잘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검진 중 용종을 제거했는데 조직검사 결과가 암이라는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솔직히 그 전화를 받고 한동안 멍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제일 먼저 꺼낸 말이 "치료비는 어떻게 하지?"였습니다. 예전에 가입해 둔 보험이 있는데 용종 제거만 했을 때도 보험금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하셔서, 저도 같이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원인,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
대장용종(colorectal polyp)이란 대장 점막의 일부가 표면 위로 돌출되어 혹처럼 형성된 조직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약 30%에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입니다(출처: 국가암정보센터).
용종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건 아닙니다. 크게 신생물성 용종과 비신생물성 용종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신생물성 용종이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종양을 의미합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종(adenoma)입니다. 선종이란 대장 점막의 샘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방치하면 대장암으로 이행될 수 있어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용종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5년에서 10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용종의 크기가 1cm를 넘거나, 세 개 이상의 용종이 발견된 경우, 또는 융모 모양의 세포가 많거나 세포 분화가 나쁜 경우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언니 경우처럼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다면 훨씬 더 복잡한 상황이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건강검진을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실손보험 청구, 건강검진이면 안 된다는 말이 맞을까
보험금 청구에 대해 찾아보다 보면 "건강검진은 실손 청구가 안 된다"는 말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저도 처음엔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실제로 단순 검진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한 경우에는 실손 의료비(실손보험) 청구가 원칙적으로 불가합니다. 보험 약관상 건강검진 항목은 보장 제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검진 도중 용종이 발견되어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받았다면, 그 시점부터는 단순 검진이 아니라 치료 행위로 전환됩니다. 이렇게 이상 소견이 나와 추가 검사나 치료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해당 비용을 실손 의료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증상이 있어서 병원을 찾아 내시경을 받은 경우, 즉 가스가 찬다거나 혈변이 있어 의사의 권유로 검사를 받은 경우라면 처음부터 치료 목적이므로 실손 청구가 가능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청구조차 안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찾아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실손 청구 시 필요한 서류는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 내역서, 이 두 가지입니다.
수술비 특약, 조직검사 결과지 챙겨서 청구
실손보험 외에도 놓치기 쉬운 보험금이 있습니다. 바로 수술비 특약입니다. 용종 절제술(polypectomy)은 엄연한 수술 행위로 인정되기 때문에, 가입하신 보험 증권에 수술비 관련 특약이 있다면 청구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용종 절제술이란 내시경을 통해 대장 점막에 생긴 용종을 잘라내는 시술을 의미합니다.
청구할 수 있는 특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질병 수술비 특약: 대장용종 또는 위용종 절제술에 해당하며, 가입 시 설정한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 종 수술비 특약: 예전 보험은 1~3종으로 구분되었고,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은 5종 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장용종은 2종에 해당하여 통상 50만 원 수준의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특약을 모두 가입하고 있다면 합산하여 청구가 가능합니다. 필요 서류는 수술 확인서인데, 용종 절제술 내용과 질병 코드가 포함된 서류라면 수술 확인서 외에 의무기록 사본으로도 대체할 수 있습니다. 발급 비용이 저렴한 걸로 준비하시면 됩니다.
언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가장 관심을 갖게 된 부분이 바로 이 조직검사 결과지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양성 종양이라고 하셨어도, 실제 조직검사 결과지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검사 결과지에서 확인해야 할 개념 중 하나가 제자리암(carcinoma in situ)입니다. 제자리암이란 암세포가 발생했지만 상피 기저막을 벗어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초기 상태의 신생물을 의미하며, 질병 코드는 D00~D09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유사암으로 분류됩니다.
또한 고등급 이형성(high-grade dysplasia)이라는 표현이 결과지에 나올 수도 있습니다. 고등급 이형성이란 세포가 정상에서 많이 벗어나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뜻합니다. 이 경우 무조건 유사암 보험금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사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검토를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대장 점막 내암의 경우, 손해보험에 가입하신 분들은 일반암 진단비로, 생명보험에 가입하신 분들은 유사암 진단비로 청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대장암 발생률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놓칠 수 있는 청구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실손 의료비: 이상 소견 발견 후 추가 검사·치료 비용
- 질병 수술비 특약: 용종 절제술 해당
- 종 수술비 특약: 대장용종은 2종에 해당
- 유사암·일반암 진단비: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청구 가능
저도 이번에 찾아보기 전까지는 용종 제거가 이렇게 다양한 청구 항목과 연결된다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아는 사람은 챙기고, 모르는 사람은 그냥 넘어가는 구조가 좀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건강검진을 예전엔 "나중에 받지 뭐"라고 미뤘던 적이 솔직히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나이에 맞는 검진은 꼭 시간을 내서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졌습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도 빠르고, 산정특례 제도처럼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보험금 청구는 가입하신 보험 증권을 꺼내서 담당 설계사분과 꼼꼼하게 확인해 보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특히 조직검사 결과지는 버리지 말고 꼭 챙겨두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정보 탐색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보험 또는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보험금 청구 여부는 가입하신 약관과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